십여년 동고동락 사귀어온 배지수가 날벼락처럼 결혼을 한댄다!
서연은 배신감과 황당함에 지수를 자기만의 방법으로 '사랑해줄'
기막힌 계획을 품고 배지수의 결혼식 D-day만을 기다린다...
“결혼을 해? 너가, 날 두고, 결혼을 해?”
돌아오는 건, 점점 달뜨기 시작하는 숨소리.
“야, 배지수. 너가 날 두고 결혼을 한다고?”
이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지 가늘게 터지는 신음.
“이런 미친, 씨발, 너가 날 버리고 결혼을 한다고?”
그리고, 드디어 한껏 벌어진 입으로 뜨겁게 토해지는 호흡.
허나, 그뿐이다.
나를 바라만 본다. 눈물 한 방울 내비치지 않고. 미안해하는 기색조차 띠지 않고. 거칠게 몰아치는 대로 격하게 흔들리며, 그저 나를 바라만 본다.
짜증 나서 뺨을 한 대 갈겨주었더니, 세상에, 이 미친 게 그만 상체 일으키려는 내 목을 확 감아 안곤 바짝 당겨오는 거다. 답지 않게 잽싼 동작이어서 피할 틈도 없이 그대로 딸려갔다.
이 와중에도 애달프고 아련하다. 가늘고 연한 팔뚝의 촉감이, 따스한 온기가, 말랑한 체취가.
“...다음 주 토요일이야.”
사붓 맞닿은 이마.
“꼭 와줘.”
비스듬히 겹쳐진 코끝.
“와서, 웃어줘.”
스칠 듯 말 듯 가까운 입술.
“웃으면서, 축하해줘.”
아슬아슬하게 숨이 부대낀다...
* "아모레스 페로스" 외에 작가가 준비한 깜짝 단편 한 편이 선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차례
D-6 : 개 같은 년
D-5 : 정 원하신다면
D-4 : 미안하지 않아
D-3 : 좋은 밤이다
D-2 : 제발 날 살게 해줘
D-1 : 날 원망하지마
D-day : 사랑해, 고마워
D-day + ... : 마치 개처럼
*
보너스 단편 : 행복한 시퀀스의 종말
나르샤
안녕하세요, 마음만은 언제나 십대 소녀인 나르샤입니다.
의식의 흐름에 의한 서술에 강하며 허구적 리얼리티를 좇는 사람입니다.
항상 부족하겠지만, 부디 즐거이 함께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발표작:
-GL 원조교제 (이쪽소녀)
-GL 아모레스 페로스(이쪽소녀)
-GL 고교시절의 단막(이쪽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