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언니. 내 유일한 희망!
옥탑방에 세들어사는 언니는 얼굴도 이쁘고 몸매도 시원시원하고, 엄청 부자인데 검소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수아는 언니가 좋다. 통잔 잔고도 많고 대기업 간부 딸에 명문대 출신인데 왜 옥탑방에 세들어사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수아는 그래도 언니가 좋다. 수아는 옥탑방을 제집 드나들 듯한다. 그러나 언니에겐 역시나 무슨 사연이 있나 보다...
“언니. 나. 봤어요. 검은 옷 입은 남자.”
“...어?”
“접때 마주쳤는데. 언니 방 나오다가. 얼떨결에 인사두 했구. 세 번째였거든요. 본 거. 그래서 얼굴 알구 있었어.”
“.......”
“언니 엄마 많이 편찮으시니까 이젠 집에 들어오래요? 그러면서 정신 차리구 나랑 그만 만나래요? 음, 영화처럼, 당장 그만 안 두면 사모님은 물론 그 꼬맹이 부모님께도 다 말씀드릴 겁니다. 무섭게 협박하구? 어?”
“.......”
“...왜 말이 없어. 꿀 먹었냐 이 언니야.”
“.......”
“맞구나.”
“수아야, 너가 무슨 오해,”
“언니. 나 봤어요.”
“...어?”
“사진. 저기, 책 속에 끼워둔 사진. 미안해요. 함부로 건들구 그래서. 언니 물건.”
“.......”
“그 검은 옷 입은 사람이 주고 간 거죠?”
“.......”
“잘생겼더라. 그 오빠. 진짜루. 연예인보다도 더 잘생겼어.”
당황해하며 거칠어지는 숨소리가 듣기 싫어 대뜸 달려들어 키스했다. 언제나처럼 비실비실하는 언니가 밉다. 밉고 짜증나고 속상해서 달아나려는 목덜미를 꾹 껴안곤 진하게 혀를 섞었다. 그러자 망설이던 끝으로 날 꾹 안아오는 팔이 떨고 있다. 섞여오는 혀도 떨고 있다. 감겨오는 다리도 떨고 있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고 있다. 큰 잘못 저지른 어린애처럼. 찌질하게.
|차례
1장~4장
|출판사 서평
화자의 내면 독백과 문체가 백미인 백합 소설. 강한 척하지만 아직은 마음 여린 주인공. 옥탑방 언니와 사랑이 아프지만 주인공의 내면 서술은 읽는 이로 하여금 오히려 따뜻한 웃음을 자아내며 애잔한 카타르시스와 힐링 감성을 선사한다._이쪽소녀 기획편집자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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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샤
안녕하세요, 마음만은 언제나 십대 소녀인 나르샤입니다.
의식의 흐름에 의한 서술에 강하며 허구적 리얼리티를 좇는 사람입니다.
항상 부족하겠지만, 부디 즐거이 함께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근간도서 :
-Amores perros(이쪽소녀)
-고교시절의 단막(이쪽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