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감정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수호천사로서, 인간의 사랑을 연결시켜줘야만 하는 내가. 또 다시 인간을 좋아해버리고 말았다.
큐피트의 역할도 오늘로 끝이다! 란 마음가짐으로 마지막 한 커플을 향해 금화살을 날린 아리엘(=이재은)은 그만 상대편 여자가 처음 눈을 뜬 순간 옆에 있어 김이빈의 호감을 받게 된다. 금화살도 다 떨어진 상황에서 오직 본인의 힘으로 이 두 남녀를 연결시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재은에게 이빈은 적극적인 대쉬를 하는데...
|본문
김이빈의 목소리는 감정을 억누르는 듯 떨리고 있었다.
“그게 무슨.”
“미안해요, 재은 씨. 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요.”
김이빈은 내 턱을 살짝 올리며 나를 내려다보았다.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한 그 시선 속에서 마비된 나는 꼼짝할 수가 없었다. 무엇을 참을 수 없다는 건지 묻기도 전에, 김이빈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읍!?”
말랑한 혀가 내 입술을 살짝 건드리더니 곧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빠져나가려 했지만, 술기운 때문인지 제대로 힘을 낼 수가 없었다.
“후읏….”
혀가 자꾸만 능숙하게 이곳저곳을 건드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숨 쉬기가 힘들었다. 무릎에 힘이 풀렸지만 김이빈의 왼팔이 강하게 내 허리를 지탱하고 있었다.
“웃, 그, 그만….”
입술이 서로 떨어지는 순간 간신히 말하자 그제야 김이빈이 내게서 떨어졌다.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눈가에 눈물이 맺힌 게 느껴졌다. 김이빈은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팔로 입을 가리며 내 시선을 피했다.
“정말, 한심하네요…. 질투를 참지 못해서 이런 일이나…. 미안해요, 재은 씨. 저.”
나는 더 이상 김이빈의 말을 듣지 않고 방을 뛰쳐나왔다. 김이빈과 키스하는 순간 느꼈던 모든 감정들이 요동치고 있었다. 아냐, 아냐. 이럴 리 없어. 미친 듯이 달리며 본능적으로 느낀 무언가를 무시하려고 애썼다. 얼굴에서 열이 올랐다. 고동치는 심장소리가 고막을 뒤덮었다. 이럴 리 없어. 이래선 안 돼. 이래서는!
|차례
1화~31화
|편집자 서평
GL 현대판타지! 큐피트와 인간, 여성과 여성을 초월한 사랑.
카나딤: 모 포털사이트에서 인기있던 큐피트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작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