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동화작가가 아이들에게 직접 들려주는 동화선집.
“선생님, 제가 찾아볼게요. 만약에 찾으면 내일 체육시간에 축구 해요!”
초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3편의 단편 모음집.
말을 잘 듣고 선생님을 돕는 모범생도 있는가 하면, 늘 울어버려서 곤란하게 만드는 학생도 있다. 각각의 아이들을 다양하게 담아 보았다.
[본문]
‘축구 멋쟁이’는 축구를 하기 위해 선생님이 원하는 일이면 어떤 것이든 해내었다. 선생님한테 잘 보여야 축구를 하기 때문이고 이번에 혜빈이의 신주머니 사건도 종석이의 말 한마디로 단서를 잡았다.
“선생님, 걱정 마세요. 우리가 혜빈이 신주머니를 누가 가지고 갔는지 꼭 밝혀낼게요. 그 대신 축구만 해주세요.”
축구 멋쟁이는 몰려 다녀도 학급에서 어려운 일을 해결하여 주니 정말 든든하다.
-축구 멋쟁이들!
선영이가 그네에 먼저 앉고 나는 일어섰다. 힘차게 내가 그네를 구르자 선영이는 “ 미순아! 어지러워! 무서워!” 선영이의 무섭다는 소리를 들으니 나는 더 힘이 났다. 그동안 내가 선영이한테 눌렸던 것을 생각하니 복수의 기회로 여겨졌다. 나는 더 온갖 힘을 다하여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며 그네를 움직였다.
“미순아! 속이 울렁거려! 그만해!”
“알았어. 그만 할 테니까 나한테 안 놀아 준다고 하지마!”
선영이는 우선 살고 보자는 생각으로 대답을 한다.
“알았어.”
-학교우물
아마도 내가 인기가 없는 것은 엄마의 사랑을 못 받았기 때문이란 걸 잘 알고 있다. 사실 엄마는 지금 나와 같이 살지 않는다. 엄마는 중풍이란 병에 걸려서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절에 계신다. 나는 형제가 많다.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 한명이나 두 명인데 우리 집은 형제가 자그마치 구남매이다. 엄마는 다른 집 아이들한테 할머니 정도의 나이이다. 내가 막내이고 나를 낳고 바로 중풍에 걸리셨다. 나는 엄마의 사랑도 못 받고 자랐고 형제들이 나를 키워주었다. 맨 위로 큰언니가 있는데 큰언니랑 어디를 가면 엄마라고 할 정도이다. 아빠는 엄마를 살리려고 별 수를 다 쓰셨다. 좋다는 약도 다 먹이시고 좋은 병원도 다 다니시고 그러나 차도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조용한 산속에서 사시라고 절에 엄마를 모셨다.
-교실 투명인간의 산속 외출
|편집자 서평
초등학생 아이들의 제각각 개성 넘치는, 톡톡 튀는 시선들이 엮어낸 동화집. 초등학교 선생님 동화작가라서일까, 그만큼 아이들의 세계를 더욱 투명한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차례
축구 멋쟁이들!
학교 우물
교실 투명인간의 산속 외출
최영심
현재 서울수락초 교사
경인교대, 방송통신대 국어국문과, 한성대 상담심리 대학원 졸업
2015년 글벗 동화 신인상 수상
산문부문(동화) : 최영심 - <노숙녀의 천오백 원> 외 3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