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엔블록미스터리걸작선 공모전 당선작*
오직 이름난 미식가들에게만 허락된다는 식당. 하지만 그 어떤 미식가들도 그 식당 요리에 대해 말하지 않아 풋내기 미식가들에겐 그야말로 미지의 공간으로 이름이 나있다. 영환은 마침내 그 식당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식당으로 들어간다. 차례로 나오는 주방장 특선 요리는 먹으면 먹을 수록 영환을 사로잡고, 온몸이 반응하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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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불현듯 의사의 충고를 떠올렸다.
“먹는 것을 조심하셔야 할 때입니다. 지방간이 있으시네요.”
그러나 어떻게 그가 이 즐거움을 포기할 수 있겠는가. 주방장의 손에 도륙되어 테이블로 오른 송아지 살은 다시 한 번 남자의 손에 의해 조각났다. 그는 허겁지겁, 때때로 목이 막힐 때면 자신과 생일이 같은 와인을 함께 들이켜 가며 접시를 비워갔다. 고기가 정말 부드럽군, 정말 부드러워. 이런 건 최고라고 할 수밖에 없지. 이런 고기는 몸에도 좋은 거야. 봐봐 벌써 허리가 몇 인치는 줄어든 것 같아. 고기를 씹을 때마다, 보라지, 내 뱃살이 사라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잖아?
본문中
김민지
‘미식’으로 엔블록미스터리걸작선 제3회 공모전 당선.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20대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많이 보다보면 한번쯤 스스로 만들어보고 싶어지기에 짧은 단편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