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들이 부화기에서 태어나면 여자 병아리들은 모두 양계장으로 간대. 나머지 병아리들은 아이들에게 팔거나 키워서 잡아먹거나 버리는 거야.”
“그런데 왜 버려?”
“어떤 병아리들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기 때문이야.”
“쓸모가 없는 것은 버려도 돼?”
“그래.”
“그러면 동물도 소용없어지면 버려도 되는 거겠네? 저 형들처럼 말야.”
동생은 준혁이와 아이들 쪽을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동물은 나도 몰라.”
“그럼 사람은?”
민규는 꼬치꼬치 묻는 동생이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도 버려도 되냐고?”
“그딴 것은 왜 물어? 사람은 버린다고 하지 않는 거야. 헤어진다고 하는 거지.”
그때 아리가 거실 바닥에 똥을 찍! 하고 갈겼습니다. 민규는 아리를 붙잡아 베란다로 옮겼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면 우리는 어떡해?”
-본문中-
민규와 희주 형제의 부모님은 집에서도 서로 아는 체도 안 하고 종종 싸우기까지 하신다. 그럴 때마다 형제는 방에 들어가 숨고 눈치만 보는 것이 형제의 일상이다. 심지어 겨울날 아파트 계단으로 도망나온 적도 있다. 아직 어린 동생 희주와 달리 민규는 언제나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질까봐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가 민규의 눈에 띄인다. 아빠엄마도 모르고 부화기에서 태어난 병아리가 가여워 민규는 얼마 없는 주머니 속 용돈으로 병아리를 사는데...
학교 앞 병아리처럼 위태로운 두 형제
작은 형제들에게 크기만 한 세상은 잔인할 정도로 냉정했다
한가을 작가 청소년문학
《날아라 아리!》
어린이들에게 빛나보여야 하는 세상이 잔인하고 냉정하단 것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어리다고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할 순 없다. 《날아라 아리!》는 동화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에게 충고를 하고 있다._출판사평
한가을
2006년 동화 <날아라 아리!>로 한국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낸 책에는
-SF장편소설 《에메랄드 아이 1,2권》(2016)
-《잠꾸니 루미 1, 2, 3》(2009 한국문학번역원 해외 진출지원도서)
-《보물선 메릴 호》(2010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지정도서 선정)
-《못 말리는 헬리콥터 엄마, 여섯 아이들, 그리고 스카프》(2009)
-《최후의 인간》(The Last Man in the Galaxy)(2011)
-《님보와 검은 용》(2012)
-아이와 노인을 위한 동화《틀니 부부》(2013)
-고학년 장편동화《별이 보낸 편지》(2013)
-《카야의 시간》(2014)
-어린이 문학 《할머니나무》, 《찔레꽃 피면》, 《은하계 마지막 사람》(2016) 등이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판타지와 동화, SF소설 등을 꾸준히 발표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