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즌드 시티 세계관
남북이 연방을 이루고 한중일과 몇 개의 주변국이 하나의 연합을 형성하게 된 근 미래 동아시아연합의 수도인 우울스가 <포이즌드 시티>의 주요 배경. 거대한 가상의 도시 우울스(OULSE)는 현재의 서울을 암시한다. 서울(SE-OUL)을 거꾸로 하면 OULSE가 되기 때문.
<포이즌드 시티>는 탐정들의 활동이 합법화된 근 미래의 동아시아연합, 바야흐로 탐정들의 춘추전국시대가 막을 올리고 있을 무렵과 그들의 활약을 작품의 무대이자 세계관으로 하고 있다.
시즌1 개요:
홍콩탐정아카데미 출신 두 탐정 초우와 가연은 탐정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드래곤퍼플(Dragon Purple)이라는 탐정사를 만들지만 탐정들의 공급 과잉과 다국적 기업형태를 띤 거대 탐정사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설 자리를 잃는다. 수임이 없자 가연은 일본으로 떠나면서 탐정 일을 그만 두고, 초우마저 6개월째 일거리가 없어 폐업 직전 빈사의 위기에 몰려 사업을 접을 무렵, 유명한 국민 여배우가 갑자기 사라진다.
이 실종 사건은 우연처럼 드래곤퍼플 사에 맡겨진다. 여배우의 남편이 비밀리에 수사를 요청하려고 전화번호부에서 아무 탐정사나 찍은 것이다. 그러나 초우의 노력에 의해 여배우의 실종 단서를 잡자 의뢰인은 초우를 믿고 일을 계속 맡긴다. 여배우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곳은 비밀한 여성 전용 클럽. 초우는 탐문 수사를 할 수 없다. 이를 계기로 초우는 여성인 가연을 부르고 두 탐정은 재회한다. 하지만 단순한 여배우의 실종으로 알았던 사건의 배후엔, 어마어마한 죽음의 실체가 숨겨져 있었는데...
경찰과 당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국적 탐정사들조차 사건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속수무책이다. 그러나 죽음의 공포로 전염된 도시에는 이름도 없는 탐정사의 두 탐정이 초우와 가연이 있었다!
본문:
“혹시... 죽기 전에 남자와 자기라도 했나요? 학과장이 자꾸 찝쩍거린다고 가끔 내게 말했거든요.”
“적어도 그날은 학과장과 섹스를 할 시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둘 사이가 어떻든 말이죠. 하지만 그녀가 식당을 나오고 나서 그 짧은 시간 동안에 그녀의 속옷을 가져간 사람이 그녀의 죽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함께 회식한 사람 가운데 누군가 미리 그녀와 회식 이후 한밤중 만나길 약속했고 회식이 끝나자 따로 길게 만났을 수도 있잖아요. 그 누군가는 그녀와 인근 모텔 같은 데에서 몰래 만났고,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실랑이 끝에 죽인 뒤 하수구에 갖다가 버리고요. 얘가 예뻐서 학과장만이 아니라 대부분 교수들이나 조교가 모두 조금씩은 찝쩍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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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운이 좋은 거예요. 자칫하다간 당신이 당할 수도 있었다고요.”
“아무나 노리진 않고 타깃이 따로 있을 거예요. 그럼 왜 그 많은 여학생들 가운데 하필 여정이만 그랬겠어요?”
“그러고 보니 그렇긴 하군요.”
“무슨 공통점이라도 있나요?”
“현재로선 제가 알 수 있는 건, 희생자 모두가 끝내주게 아름답다는 것뿐입니다.”
“거봐요. 여정이는 완전 자연미인이에요. 아마 학부까지 통틀어도 경영대에 그만한 애 없을 걸요. 전 여정이에 비하면 상당히 별로예요. 몸매도 별로, 얼굴도 별로. 그래서 늙다리 교수들마저 관심을 두지 않아요. 차라리 교수들이 침을 흘리고 치근대기라도 했으면 좋을 거 같다는 비참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전 손빨래 같은 건 안할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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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간신히 거기만 가리고 있어, 팬티를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 모를 홀라당 벗은 남자 앵커와 비키니 차림 앵커우먼이 나란히 앉아 뉴스 시작을 알렸다.
“안녕하세요? BBBC <벌거벗은 뉴스> 토미 홀라당 리입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로서 최근 발생한 다섯 건의 의문사에 대해 집중 취재해 봤습니다. 경찰은 대체 왜 연달은 의문사에 대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홀딱 벗겨버리지 못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가는데요, 청취자가 뽑은 ‘이달의 비키니 기자상,’ 영예의 ‘상냥하게 맵시 있게 상’을 수상한 한혜미 기자 나와 주세요.”
8시 55분 벌거벗은 뉴스 앵커는 현장 기자를 불렀다. 바뀐 화면엔 27세 인턴 여의사가 발견된 맨홀 자리가 나타났다. 그 맨홀 앞으로 비키니 차림에 긴 웨이브 머리를 늘어뜨린 뇌쇄적인 미녀가 나타났다. 밤인데도 여기자의 주변엔 그녀를 보기 위한 남녀 구경꾼들이 몰려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빠만 허락한다면 다음번엔 이달의 ‘비키니 상의 실종 상’에 도전해볼까 생각 중인 한혜미 기자입니다. 기자가 나와 있는 곳은 닷새 전 완자대학교에서 근무하는 27세 인턴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던 좁고 기다란 공원 옆 한 맨홀입니다. 시체가 발견된 당시의 생생한 상황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기 위해 그날 현장에 있었던 한 분을 모셔보겠습니다. 시청자들에게 당시 맨홀 속 상황을 자세히 알려 주시겠습니까?”
7권 차례
31장/32장/33장/34장/35장
차우모완
소설가이자 기업인. 신문사와 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문학공모전에 소설이 당선되며 문단에 나왔다.
대표작:
성과 연애 초장기 베스트셀러 <사랑을 부르는 자궁멀티오르가슴 섹스-오르가슴 너머 전신 멀티오르가슴에 이르는 가장 안전한 안내서>
옴니버스 소설 <자위를 도와주는 남자>
인기 장편로맨스 <원나잇 비엔나> <병원에서 행복한 날들>
단편소설집 <플라이트 투 덴마크> 등이 있다.
*표지 일러스트: 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