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사랑해 서로 눈길을 주고받고만 있어도 눈물이 나는 사랑
십대의 가슴 떨리는 첫사랑
첫사랑을 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연애 안내서
이런 남자, 이런 여자 어디 없나요?
<인간의 사랑>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 법한 인물들과 극히 평범한 고등학생들을 함께 등장시켜, 알콩달콩한 십대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녀고등학생용 연애 지침서처럼 남녀의 심리나, 이성을 사로잡는 법, 연애할 때 구체적인 기술 등에 대해서도 리얼하게 묘사돼 있다. 연애 경험이 풍부한 재호 뒷자리의 영주는 연애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재호에게 수시로 연애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연애 컨설팅을 전담한다. 그리고 경수는 재호처럼 연애 한 번 못해봤지만, 재호가 짜릿하고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 세 친구들은 서로 누가 서로 연애를 성공적으로 하나 경쟁을 하기도 하고, 재호가 윤영과 손발이 오그라드는 닭살 연애를 하는 것을 보고 질투도 하지만, 우정으로 똘똘 뭉쳐 있다. 그래서 요즘 십대들만의 재치와 유머, 아기자기한 풍경, 돌발 상황 등은 한 편의 리얼한 만화 같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사랑이 쉽지 않은 것처럼, 이들의 사랑도 쉽지는 않다. ‘비인간’이란 존재 때문이다.
비인간에 대해
소설에 등장하는 비인간들은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는 세상에 대한 비유처럼 보인다. 그에 대한 대가인 것처럼 이들과 사랑에 빠진 인간들은 대부분 극심한 고통을 받기 마련이다. 소설 속에서 ‘사람’은 척추동물이며 영장목에 속하는 포유류, 두 발로 걸으며 도구 사용에 능숙하며, 언어를 사용하며 불을 다룰 줄 아는 동물로 정의된다. 그리고 ‘인간’은 평범한 사람. ‘눈간’은 눈이 특히 큰 사람. ‘코간’은 코가 특히 큰 사람. ‘팔간’은 팔이 특히 큰 사람. ‘손간’은 손이 특히 큰 사람. ‘다리간’은 다리가 특히 큰 사람. ‘발간’은 발이 특히 큰 사람. ‘엉간’은 엉덩이가 푸짐히 큰 사람. ‘성간’은 상상에 맡기겠다. 그리고 기타 등등의 부각된 신체 부위와 그에 맞는 능력을 갖춘 여러 사람들이 등장한다.
주인공들의 사랑에 대해
주인공인 고등학생 재호는 어른들이 좇는 물질주의 연애관을 어쩔 수 없이 좇아가고 있었지만, 이타적이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물욕과 소유욕이 없는 윤영을 통해 돈이나 물질만이 이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그리고 사랑의 소중함과 숭고한 가치를 깨닫는다. 이 두 커플은 데이트 비용을 내는 데 있어서도 서로 돈을 못내 미안해하고, 자신의 돈을 쓰지 못한 점 때문에 싸우고 귀엽게 화해한다. 사탕 하나도 서로 양보하려 애쓰고, 상대방의 맘이 다칠까봐 걱정하며, 진정으로 타인을 위한다. 기브 앤드 테이크 식의 이해타산적인 사랑은 이 둘 사이에 성립하지 않으며 비집고 들어올 수 없다. 재호는 윤영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도 희생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윤영은 재호가 물질적인 선물을 하지 못해도 전혀 개의치 않고 재호 그 자체로서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래서 재호는 예쁘지는 않지만 윤영이 이 세상 최고의 여자임을 확신하고 있다.
하나의 거래 같으며, 사랑하는 대상보다는 자기 실속을 먼저 챙기는 이 시대의 사랑을 보면 씁쓸한데, 이 두 커플의 사랑은 한 잔의 청량제와도 같다. 눈꽃처럼 지고지순한 사랑을 엿보는 듯하다고나 할까.
이런 남자가 현재 여자친구가 없다면 그것은 넌센스다
대사 하나하나가 너무 아기자기하고, 위트와 유머가 넘치며, 순진한 듯하면서도 돌발적 폭소를 선사하는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성을 매순간 즐겁게 해주려 노력하고, 은근히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매력적이고 성실한 남자 주인공을 등장시킨 작가가 현재 글로써만 남을 웃기고 있거나, 웃겨줄 여자친구가 없다면 그것도 넌센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상관은 없다. 맛깔스런 글발과 독특한 화법의 글로써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지 않은가. 한 사람만 웃겨주기엔 아까운 글발이라면, 만인을 웃겨주면 어떠랴. 그래서 독자들의 스트레스와 우울함을 날려주는 이 젊은 작가는 진정한 ‘박애주의자’가 아닐까?
줄거리
재호는 고2가 되도록 연애 한 번 못해봤다. 사랑이란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직업을 얻은 후에나 하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윤영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그녀와 사귀고 싶은 재호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마침내 윤영과 재호는 연인이 된다. 하지만 윤영은 집이나 가족 관계, 출생 등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는 환상 같은 여자애이다.
어느 날 윤영이 재호를 데리고 간 곳은 비인간들의 지하 모임 장소. 이곳에서 재호는 여러 비인간들과 흥미로운 대결을 통해 그들의 특별한 능력, 인간과 다른 면모들을 체험하게 된다. 재호는 그곳 비인간 공동체의 ‘팔간’을 대단하다 여기며 윤영과의 관계에 묘한 질투심을 느끼지만, 윤영과 재호의 사랑은 여전히 친구들이 보기에 닭살이 오를 정도이다. 윤영을 놀리는 사람들로부터 재호가 피투성이가 되도록 윤영을 지켜내면서 둘의 사랑이 더욱 돈독해진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갑자기 윤영은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재호의 부모는 비인간이라는 이유로 재호가 윤영과 만나는 걸 결사코 반대한다. 그리고 윤영마저 재호에게, 자신을 사랑한다면 자신의 행복을 위해 헤어져달라고 선언한다. 번민 끝에 재호는 이별을 선택하지만 윤영이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결국 그녀가 자신을 떠난 이유를 알기 위해, ‘팔간’과 비인간상담소를 찾는다. 하지만, 팔간과 비인간상담소의 뇌간은, 윤영의 비밀이나 그녀와 재회할 방법에 대해 시원히 알려주지 않는다. 결국 재호는 윤영과의 사랑을 되찾으려, 식음과 학업을 전폐하다시피 하며 비인간에 관한 수많은 책들과 정보를 쌓으며 이들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재호는 비인간들의 숙명과 윤영이 처한 운명의 비밀도 알게 되고, 그녀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