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이 죽으면 그 영이 우주의 본디 장소인 신궁으로 무사히 옮겨갈 수 있게 해주는 인간 세계의 이(異)공간에 지어진 영수궁. 영혼 세계 존재들인 그들은 원래 보이지 않지만 인간의 몸을 입거나, 인간 세계에 눌러 살며 인간들과 수백 년간 함께 존재해오고 있었다.
500년 정도 뒤처진 문명의 모습으로 현재에 자주 출몰하여 인간의 영이 무사히 하늘나라로 갈 수 있게 돕는 그들. 하지만 창조주인 신에 불만을 품고 지구에 오래전에 추방된 흑사왕의 후손과 똘마니 마신들이 인간들에게 일부러 재앙을 불러 일으켜 죽게 하거나, 갓 죽은 인간들의 싱싱한 영을 취해 폭주한다.
그러나 인간을 지키고 이들과 전면전을 행해야 하는 영수궁(靈需宮) 사람들은 오히려 권력과 모의, 다툼으로 존망의 기로에 서게 되고. 따라서 인간들의 영은 원래의 우주 신궁에 깃들지 못하고 마신들의 먹잇감이 되거나, 겨우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생을 마감하는 상황.
한편 매화각 유설린은 존친을 살해와 모반의 누명을 뒤집어 쓴 채 사경을 헤매다 자신을 먼발치서 지켜보며 짝사랑을 불태우던 풍신각 하지나의 도움으로 영수궁을 떠나야 하고, 뇌검각 김연빈은 애인 설린이 자신을 배반하고 하지나와 함께 사랑의 도피를 했다고 여겨 그들을 지구 끝까지 추적하는데... 지금보다 500년 쯤 뒤처진 조선시대인의 모습을 띤 영혼 세계의 인간들이 최첨단 테크놀로지 현재의 문명 인간들 사이에 나타나, 두 세계의 인연으로 벌이는 낭만적 무협과 우스꽝스러운 촌극과 포복절도할 유머와 독설!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이나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나 볼 듯한 매력적이고 개성적이고 감탄할 만한 인물들이 무더기로 등장해, 우리네 전통문화로부터 빚어지고 파생한 너무나 독특하고 맛깔스럽고, 불고추장처럼 톡 쏘는 얼얼함이 느껴지는 대하 로맨스 무협판타지.